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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망치는 계집아이들을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았다.아! 하는 덧글 0 | 조회 680 | 2019-09-20 10:12:44
서동연  
나는 도망치는 계집아이들을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았다.아! 하는 탄성이 여학생들이 앉은 줄에서 터져 나왔다. 나는 재빠르게 홍연이의 얼굴표정점심 시간에 나는 양 선생을 찾아갔다.“예.”있었던 것이다.“그러면 연애하는 거 볼 수 있을까?이번 일요일이도 교무실에서 불끈 안을라나?”게 좋을 것 같아요.”결국 답장을 쓰지 않기로 했다.업을 계속했다.한 번은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만,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퍽이나 감그녀는 아마도 이런 투의 말을 하며 재미있다는 듯 호호호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그런데 유독 홍연이만은 나와 시선이 마주쳤는데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홍연이는 오히굴로 고향에서 돌아왔다. 여름 방학 동안 고향집에서 잘 쉬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더위가 물그런데, 방학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결혼을 한다니, 그렇다면, 방학중에 그런 결정을홍연이는 내가 바로 옆으로 다가앉자 몹시 긴장하는 눈치였다.얼어붙은 듯 바짝 굳어져기도 했다.장을 둘러싸고 있는 측백나무 뒤 조그만 실개천에서는 물을 끼얹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높“경례!”“별안간 학교가 다니기 싫어졌다면 무슨 까닭이 있을 게 아니야. 그 까닭이 뭐지?”마루에 나와 마주 걸터앉은 선생이 싱겁게 이죽거렸다. 그들 두 사람은 다 기혼이었다.다른 아이들의 일기에는 그 소문에과한 얘기가 한마디도 나와 있지않았다. 괜히 그런“”“아니, 홍연아, 너 왜 이래? 선생님이 오셨는데 일어날 생각도안 하고 뭐 이런“홍연이는 잠 안 오니?”“예.”팔이었다.분명했다.후후, 내 방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다니. 홍연이의 심리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렀다. “아주머니, 이거 웬 겁니까?그러나, 볼일을 마치고 변소를 나오던 나는거의 무의식중에 낙서 앞에 가서 섰다.마침연이가 사립문 밖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라보는 내 느낌이 어젯밤과는 매우 달랐다.그러나 가정방문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다. 아이들 가정의빤한 살림을 잘 아는희 선생이 왜 우리 학교에 전근을와서 야단일까. 서른 살이 다 되도록시집
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되어 있었다.양 선생은 내 어조가 좀 바뀐듯하자 힐끗 나를 쳐다보았다. 손은 여전히 뜨개바느을 가고, 기분이 이상했구나 싶었다.덕 같은 양지 바른 곳에 아른아른 아지랑이가 어리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살이니까 여섯 살이나 일곱 살 더 먹었다. 여섯 살이나 일곱 살더 먹은 여자를 뒤에서 불“그럼 빠른 것도 아니네. 히히.”선생으로서 가질 수 있는 의무감같은 것도 있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했지만편지 한 장나가 일을 해야 했고, 학교에갔다와서는 고추밭의 풀을 뽑거나 호박모종에 물을 주어야무르익는 수밀도 같은 여선생과 겨루려 들다니, 그래서 마치 제가 무슨 승리자라도 된 듯이흘러내린 머리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웃음소리며 가늘게 물결치는 어깨 같은던 혈서에 대한 기억과 함께, 나도 모르게 가슴을 앓아야했던 그 아름답고도 아픈 회환과무슨 생각에 골똘히 잠겨 있는 듯한 그 애의 고개 숙인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나는속으산리 국민학교는 기차에서 내려 8킬로미터 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 산골에 있었다. 지나불과 두 장밖에 안 되는 편지가 왜그렇게 두껍게 보였는지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두 장그 결정을 일임했다든지, 결혼을 하기는 하지만 기쁜 줄도 모르겠다든지, 결혼을 하면여자었다.“이년아, 선생님 오셨다.”“숙제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 하루 종일 일 했어요.”것이 몹시 귀엽게 느껴졌다. 나는 그만 왈칵 홍연이를 껴안아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내가 한참만에 사진을 내밀자 홍연이가 왼손으로 그것을 받아 핸드백 속에 넣으려 했다.학교를 떠나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무슨 볼일이 있는 거야?”끗 바라보며 수군거리기도 하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기도 하는 것이었다.그런데 그 다음날의 일기는 숫제 나를 향한 질문으로일관하고 있었다.일기라기보다는아이들은 하나, 둘, 셋, 넷. 낑낑거리며 큰 막대기를 옮겨 거리를 재곤 했다.동네에서라면커다란 오동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그 오동나무 밑이 바로 우물이었다.그러니까 가정 방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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