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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나도 아직까지 내 안에 있으니까. 내 눈가에 난 작은 점 덧글 0 | 조회 115 | 2020-10-23 15:33:46
서동연  
그러한 나도 아직까지 내 안에 있으니까. 내 눈가에 난 작은 점이나 손가락 끝의 갈라진 허물처럼 나에게 붙어 있는 것이니까. 그것을 버릴 필요는 없다. 유용한 것이니까. 그리고 지금 나는 의사에게 그가 원하는 것만을 보여줄 수 있었다. 나는 신이니까. 후훗.그랬다. 잊고 있었다. 나와 그 이와의 결혼을 그렇게도 반대하셨던 그 이의 어머님은. 이제 돌아가신 지 1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건 무엇일까? 햄릿에서와 같은 망령의 조화란 말인가?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의심하게 되는 사실. 내가 들은 목소리는 과연 누구의 목소리였단 말인가?내 비명 소리가 들렸는지 병실의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소리가 귀로 들려왔다. 그러나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무 것도 생각 할 수가 없었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빙글빙글 돌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이 내 손이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먼 곳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나는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불행하게도 나의 아이큐는 150대를 항상 넘어서 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이하는 되지 않았다.욕실 문을 열고 남편의 구식 면도기를 꺼냈다. 그렇게 해두는 편이 더욱 안전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예 날까지 갈아주자. 그래야 더더욱 훌륭하게 변명을 하는 것이다.나는 그보다도 더욱 더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아이. 이름도, 자세한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그새까만 속에 번쩍거리는 것이 와르르 한바퀴 맴을 돌아머리 뒤로 흘러가고 그에 이어 나타나는 저 모습들은 뭐지? 그렇다. 저건 바로 위에서 똑바로 아래를 내려다 본 풍경. 부정형으로 납작하게 보이는 나무, 그리고 자동차, 타일들의 규칙적인 무늬, 검은 아스팔트 그리고 내 눈과 그것들 사이에 있는 검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빈 공간.또 다시 정신이 가물거려진다. 하이드라의 손길은 세상 어디에나 뻗쳐 있다. 어디에나. 그리고 나는.아. 다. 당신.남편을 병원으로 보낼까? 아니야. 아니야. 무슨 증거로? 평상시는 멀쩡한데! 아니, 멀쩡하
그래. 어머님.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그리고 지금 이런 광경을 본다면 뭐라고 말씀을 하실까.남편의 시선은 세면대 위에 놓여 있는 죽은 카나리아에게로 가서 멎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무심코 내 시선도 널부러져 있는 카나리아에게로 향해진다. 내 손가락에서 흘러내린 피.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날 듯한 핏방울들이 카나리아의 바카라추천 대가리와 깃털들을 처참하게 장식하고 있었다.뭔가 찾아내려는 듯한 그 눈빛! 난로가에서 몸을 떨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나를 안경 너머로 쳐다보던, 반드시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듯 번득거리던 선생님의 그 눈빛!이. 이런 세상에 당신, 당신은 지금 도대체.그렇다. 불!! 내 손에는 벌겋게 달아오른 쇠꼬챙이가 있다. 거기에 스쳐서 그어지던 남자 아이의 생채기 자국.여보. 당신 만약.자알 가아. 여보.그때의 선생님의 말투가 야단치거나 엄한 것이었다면 나는 차라리 괜찮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바보처럼 선 채로 흐느낌을 터뜨려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의 어조는 퍽이나 부드럽고 그 안에는 동정심과 제발 상황을 가르쳐달라는 간곡한 마음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마치 지금.지금의 남편의 목소리처럼!아아,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나는 아무 것도 한 짓이 없다. 지금 남편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이민정 씨 스스로가 이미 남편을 살해했다고 믿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기운을 돌리면서 그런 잠꼬대를 수도 없이 하셨죠. 그러나 경찰은, 이민정 씨가 그런 짓을 했다고는 믿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중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여자분이 남편을 살해하여 그 먼 난지도까지 시체를 옮겼겠습니까. 그렇지만.부엌에 있던 칼! 그게 침대 속에 있었어요! 왜? 왜 그랬죠? 그리고 전에 나는 왜 자면서 욕실로 끌어내어져야 했죠? 내 손을 봐요. 그때도 지금같이. 지금같이 피로 젖어 있었어! 오늘 당신은 왜 그리 마음을 써주죠? 그리고 그 때는 왜 아무 말이 없었죠? 왜? 왜?남편은 멈추어 선 채 고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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